[헤럴드경제] 집값 조달계획서…더 깐깐해진다

작성일
2020-01-07
조회
1794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

국토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
9억원 넘는 주택 구매시 자금조달계획 증빙서류 총 15종 제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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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모습 [헤럴드경제DB]

수도권 일대 주택 매수자가 집값 조달 경위를 신고하기 위해 제출하는 자금조달계획서가 이르면 3월부터 증여세 등의 납세 대상자를 바로 가려낼 수 있을 정도로 더 깐깐해진다.

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을 세분화했다. 우선 증여나 상속을 받은 경우 기존에는 단순히 증여·상속액을 밝히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증여나 상속을 받았다면 부부나 직계존비속 등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도 상세히 밝히도록 했다.

주택 구매 자금 중 현금과 그와 비슷한 자산은 ‘현금 등’으로 뭉뚱그려 기재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현금과 기타자산을 나누고 기타자산은 무엇인지 적시해야 한다. 현금과 비슷한 자산이 있다면 그것이 금괴이든 비트코인이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계획서에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지급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계좌이체, 보증금·대출 승계, 현금 지급 등으로 나눠 소상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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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내 상가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에 시세표가 붙여있다. [헤럴드경제DB]

만약 현금으로 집값을 치렀다면 왜 굳이 힘들게 돈뭉치를 가져가 건네야 했는지 그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특히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집을 살 때는 매수자가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을 입증할 증빙서류도 내야 하는데, 서류의 종류가 15종에 달한다. 보유 예금에다 주식을 처분하고 대출을 낀 다음 증여도 받아 집을 산다면 떼야 할 서류가 1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조달한 자금 중 금융기관 예금이 있으면 예금잔액증명서와 잔고증명서를 내야 하고, 주식 매각대금이 있다면 주식거래내역서(잔고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금융기관 대출신청서 등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시행령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을 기존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웬만한 수도권 주요 지역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으로 편입된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40일간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3월에는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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