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부동산 시장 과열 진정…“당분간 냉각기”

작성일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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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6
ㆍ‘11·3 부동산 대책’ 한 달
ㆍ서울 아파트값 2년 만에 하락…신규 청약경쟁률도 반토막 수준


지난 10월 항공기에서 내려다본 서울 송파지역 아파트단지와 주택가 모습. 분양권 전매제한, 잔금대출 규제, 금리 인상이 이어지자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오모씨(36·서울 종로)는 올해 ‘내집 마련’을 계획하다가 미루기로 했다. 치솟는 전셋값에 ‘보금자리론’을 받아 아파트를 사려 했지만, 지난 10월 소득조건 ‘부부합산 6000만원’이 신설되면서 대출이 불가능해졌다. 그는 “내년부터 잔금대출도 분할상환을 해야 한다고 해서 올해 청약을 넣어볼까도 고민했지만, 여전히 분양가가 너무 높아 포기했다”며 “청약경쟁률이 계속 떨어진다고 하니 일단 지켜보다 내년에 분양가가 더 낮아지면 청약을 넣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제한 위주의 ‘11·3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 뒤 서울 아파트값이 2년 만에 떨어지고 청약경쟁률도 급감하는 등 부동산시장 과열이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대출 규제도 강화돼 투기 거품은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 밀어내기 분양으로 향후 2~3년간 입주 물량은 크게 늘어난다. 미분양 증가와 ‘역전세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4일 부동산114 집계를 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2014년 12월(-0.01%) 이후 처음으로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값이 하락을 주도했다. 11·3 대책 발표 후 1개월간 송파구 아파트값이 마이너스 0.48%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강동구(-0.35%), 서초구(-0.25%), 강남구(-0.18%)도 일제히 하락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지난 10월엔 전용 76.5㎡가 최고 15억2500만원에 팔렸지만 11월 말엔 2억원 넘게 떨어진 1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거래 역시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은 지난달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가 총 2468건으로 10월(3159건)에 비해 21.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권 거래 역시 지난 10월 604건에서 지난달 445건으로 감소했다.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급매물이 나와도 수요자들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지켜보자는 분위기라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11·3 대책 이후 신규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급감하는 추세다. 금융결제원의 집계 결과,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그랑자이’, 송파구 ‘잠실올림픽 아이파크’는 각각 32 대 1, 3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 마포구 ‘신촌숲 아이파크’의 1순위 경쟁률 74 대 1, 용산구 ‘용산롯데캐슬포레’의 156 대 1과 비교하면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의 나머지 단지는 한자릿수 경쟁률에 그쳤다. 잇따른 정부 규제로 투기수요가 빠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신호인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11·3 대책에 이어 아파트 잔금대출 분할상환 규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공급물량 과잉 등으로 부동산시장 냉각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악재가 줄줄이 있는 데다 내년에 수도권은 올해보다 4만3000여가구 늘어난 16만3000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공급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입주물량 증가는 전셋값 상승 압력을 둔화시켜 임차시장 가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일부 지역은 역전세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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